지난해는 짧고 지루했다. 돌이켜보니 그렇다는 말이다. 무료하고 의미없는 시간의 안쪽은 덧없이 빠른 흐름이다.
괜한일에 혼자 상처받곤 상처받았다고 투정부리는 일만 반복하던 한해였다. 무능력을 무기력으로 위장하는 일에만 급급하던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니 그렇다는 말이다. 어른이 되고 싶다는 중얼거림은 그대로 아직도 어린아이임을 알아달라는 말이었다.
삼재가 끝났으니 우리 이제 좀 행복해지자는 말들로 낄낄거렸다. 그러나 문제는 삼재따위가 아니다.
이쯤되니 우리에게 필요한건 오직 사랑일 뿐이라는 레논 형님의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외롭고 지치고 더러운 세상이 싫어졌다고 말하지만 자괴하고 울고불고 상처받지만 우리에게 필요한건 사랑일뿐일지도 모르겠다.
새해엔 사랑해야지. 모든 죽어가는 것들(중에 어느 것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