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31. 01:38 Vecchio Primav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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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감정에 대한 불신은 비겁하지만, 확신은 오만하다. 언제나 그 중간쯤 어디에 존재해야한다. 의심하면서도 용기내는 것. 혹은 확신하면서도 톺아보는 것. 안일해서도 집착해서도. 그 중간 어디쯤에 존재하는 것. 그런걸 균형감각이라거나 삶의 지혜라거나 경험과 연륜이라거나 하는 이름으로. 혹은 진심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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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에 대해 겸손한 척했지만 사실 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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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같은 건 아직 못봤다. 호들갑에 비해 (적어도 내 주위는) 비교적 평안했기에 그 호들갑이 못마땅했다. 방재 시스템을 '개개인의 준비'정도로 때우려는 안이함과 정작 재난에 대비한 어떤 준비도 하지않는 정부와, 그걸 알면서도 굳이 문제제기하지 않고 호들갑에 입을 맞춰주는 언론에 진절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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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했는데, 세상은 너무 평온하다.
이럴거면 귀찮게 뭐 하지마라 쫓아다니기도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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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석이 지붕킥에서 했던 대사가 기억났다.
"내 사랑은 언제나 적자에요"
서로 나누는 감정의 총량이 일정하다면 어느 한 쪽은 적자일 것이고 어느 한 쪽은 흑자일 것.
주는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그 설움의 고백.
내 사랑은 언제나 적자에요. 방바닥을 벅벅 긁으면서 오늘도 내 사랑의 마이너스 체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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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둘러보다가 이 문장을 읽었다. 김유진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너는 누굴 싫어해?/사람들. 거의 모든 사람들./그럼 누굴 좋아해?/나는 너를 좋아해.
숨은 밤 -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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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삶을 지켜주는 건 내가 아니다.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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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7을 보다가 문득 울컥했다.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내 모든 것을 걸었던"
그것이 90년대라면, (혹은 다른 이름의 그 무엇이든) 내게도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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