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0. 16:18 Vecchio Primavera
어둑해질 무렵에 지하철을 타고 잠실쯤을 지나면 지하철엔 사람들이 몇 명 남지 않는다.
불과 몇 시간전 콩나물시루를 코스프레하던 지하철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한산하다.
가끔 언제 어느 곳에나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신기하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머물고, 또 어디로 이리 바쁘게 향하는거냐.
그럴때면 또 그 많은 모든 생명의 삶. 이라는 되도않는 곳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는데,
그건 수 없이 많은 생명, 그러니까 삼라만상 저마다의 귀함에 대한 겸손보다는 차라리 공포에 가깝다.
저마다 소중하고 저마다 존귀하여 저마다 모두 주인임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일 따위, 불가능하다.
집에 돌아오는 오랜 시간이 자꾸 심심해서 지하철에선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나.
잠이나 잘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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