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ttle for Jeju Island: How the Arms Race is Threatening a Korean Paradise - By Robert Redford


미국의 가장 유명한 배우중의 한 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난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노래든 영화든 글이든 삶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명과 평화, 민주, 인권의 가치를 바다건너 나라의 일에 대한 연대로 표현해주는 이 나이든 배우이자 감독의 마음이 좋을 것이라는건 사실 그의 영화에서 이미 알았다.

세계최고, 유명인, 특히 미국 유명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양반님네들이 이 세계최고의 유명인이 해주는 충고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조언대로 너무 늦지 않은 행동이 이 파괴행위를 막을 수 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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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ttle for Jeju Island:
How the Arms Race is Threatening a Korean Paradise

Jeju Island

Imagine dropping fifty-seven cement caissons, each one the size of a four-story house, on miles of beach and soft coral reefs. It would destroy the marine ecosystem. Our imperfect knowledge already tells us that at least nine endangered species would be wiped out, and no one knows or perhaps can know the chain reaction.

That's what is about to happen on the pristine coastline of Jeju Island, a culturally and ecologically unique land off the southern coast of the Korean peninsula. It seems motivated by the United States' urge to encircle China with its Aegis anti-ballistic system -- something China has called a dangerous provocation -- and by the South Korean navy’s construction of a massive naval base for aircraft carriers, submarines and destroyers to carry Aegis

If you’re wondering why this isn’t better known, it’s certainly not the fault of Jeju villagers. Those tangerine farmers and fishing families have been camping out on the endangered coast for five years, putting their lives on the line to protect it. They include the legendary women sea divers of Jeju who harvest abalone on lungpower alone, knowing that oxygen tanks could cause them to over-harvest.

Save Jeju Island activists

But Jeju’s distance from the mainland has combined with military secrecy and misleading official reports to preserve the global ignorance locals have come to refer to as “the Jeju bubble.” As a result, hundreds of acres of fertile farmland have already been bulldozed to prepare for concrete, and caissons would extend this dead zone into the sea.

I learned about this last summer when I read an Op Ed in The New York Times called, “The Arms Race Intrudes on Paradise” by Gloria Steinem. As she wrote:

There are some actions on which those of us alive today will be judged in centuries to come. The only question will be: What did we know and when did we know it?

I think one judge-worthy action may be what you and I do about the militarization of Jeju Island in service of the arms race.

Jeju isn't just any island. It has just been selected as one of the Seven Wonders of Nature for its breathtaking beauty, unique traditions and sacred groves. Of the world's 66 UNESCO Global Geoparks, nine are on Jeju Island. It is also culturally unique with a tradition of balance between people and nature, women and men, that causes it to be called Women’s Island. It is also known as Peace Island.

Save Jeju Island grafitti

Now, the proposed base is near a UNESCO-designated Biosphere Reserve, which is also a nationally designed environmental protection area. Indo-Pacific bottle-nosed dolphins spawn there because of the rich biodiversity of the coast. The South Korean navy claims endangered species could be relocated and the coral beds reconstituted; something both scientists and villagers reject as absurd. The massive cement structures would not only crush all marine life, but block out sunlight critical to other ocean-based species, and the frequency signals from submarines would bring painful deaths to whales. It has also been a fact of life surrounding military bases that human cancer rates, violence and sexual violence have increased.

Save Jeju Island activists

I am moved and impressed that the residents near the coastline have been waging a fierce nonviolent struggle to stop the base. They’ve used their bodies to block bulldozers and cement trucks, sacrificed their personal freedom, been beaten and imprisoned, and paid heavy fines for “obstructing” the business of the navy and such construction companies as Samsung and Daelim -- all to protect their homeland and an irreplaceable treasure on this planet Earth. Though 94 percent of the villagers voted against the bas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is proceeding with construction. It is also bound by treaty to let the U.S. military use all its bases.

I think the least that environmentalists, peace activists and supporters of democracy can do is express our outrage. You can take action now by visiting the Save Jeju Island Campaign website.  As individuals, tourists, professionals and citizens, you may have added access to pressure points that only you know. For example, the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will be holding its World Conservation Congress on Jeju Island from September 6 to 15, 2012; something that should be used as leverage.

Secrecy and hypocrisy have let this military base get under way. Facts and activism can stop it before it’s too late.

For more information and to get involved go to: SaveJejuIsland.org

Top photo: Matthew Hoey of SaveJeJuIsland.org sits at Guroumbi Rock, a spiritual site that is now being destroyed, Credit: Rain Jung. Second: Local activists guard the Guroumbi Rock site. Third: Street art. Bottom: Local activist Sung-Hee Choi puts her body in front of a bulldozer. Credit: SaveJejuIsla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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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

제주도를 위한 전투:
군비 경쟁이 어떻게 한국의 파라다이스를 위협하는가



수마일에 걸친 해안과 부드러운 산호초 위에 놓일 4층 높이의 시멘트로 만들어진 57개의 잠함(수중 작업용 상자)을 바다 속으로 집어 넣는 것을 상상해 보자. 이것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다. 우리의 불완전한 지식으로도 최소한 멸종위기에 빠진 9가지 종의 생물이 사라질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생태 연쇄 반응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한반도 남해안에서 떨어져 문화적으로 그리고 생태학적으로 유일무이한, 태고의 상태를 간직한 제주도 해안선 위에서 막 벌어지려고 하는 모습이다. 이것은 이지스 탄도탄 요격 미사일 체계(중국측에서 위험한 도발이라고 주장한)로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미국측 주장과 한국 해군의 항공모함, 잠수함 및 이지스함을 위한 대형 해군 기지를 건설 야욕이 맞물려 동기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냐고 궁금하겠지만 이건 제주 주민들의 잘못때문이 아니다. 그 지역의 감귤 농부와 어부들은 이미 5년 동안 목숨을 걸고 위험에 처한 바닷가에서 야영을 하며 농성해 왔다. 그들은 산소탱크를 사용하면 과다 채취할 것을 염려해 자신의 호흡에만 의존해 전복을 따는 전설적인 제주 해녀들이 포함되어있다.

군사적 비밀성과 세상에 무지한 지역민을 오도하는 공식 보고서가결합되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는 "제주 경기 부양"의 미명하에 중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수백 에이커의 비옥한 경작지는 이미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불도저로 밀어 냈으며 잠함들(caissons)은 이 죽음의 지역을 바다속까지 연장할 것이다.

나는 이 것을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작성한 뉴욕타임즈의 "파라다이스에 침투하는 군비 경쟁"이라는 기사를 통해 작년 여름에 알게되었다.

그녀는 '오늘날 살아있는 우리들이 해내는 어떤 행동들은 다가올 수세기에 걸쳐 심판받게 될 것이며, 오직 한가지 질문은 우리는 무엇을 알았으며 언제 그것을 알았느냐라는 것이 될 것이다라고 썼다.

나는 군비 경쟁에서 제주도의 군사화에 대해 심판할 가치가 있는 하나의 행동이 당신과 내가 할 그 무엇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는 그저 어떤 섬이 아니다. 여기는 숨막히는 절경과 유일무이한 전통 및 신성한 작은 숲으로 "7대경관"에 막 선택된 곳이다. 세계의 66개 유네스코 글로벌 지오파크 중에 9개는 제주도에 있다. 이 곳은 또한 여자의 섬이라고 불리는 원인이 된 여성과 남성, 자연과 인간 사이의 전통적 균형을 지닌 문화적으로 유일무이한 곳이며 평화의 섬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는 유네스코 지정 생태 보존지역이며 국립 환경 보호 지역 인근에 있다.인도-태평양 청백돌고래는 해안의 풍부한 환경 다양성으로 인해 그곳에서 번식한다. 한국 해군은 멸종 위기의 생물은 다른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산호초는 복원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과학자들과 지역민들은 허황된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초대형 세멘트 구조물들은 모든 해양 생태계를 도태시킬 뿐 아니라 다른 해양 생물들에게 중요한 햇볕을 차단하며,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통신 신호는 고래들을 고통 속에 죽게 만들 것이다. 또한 군사지역 인근의 삶에도 영향을 미쳐 암 발생율을 높이거나 폭력 및 성범죄를 증가시킨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나는 그 해안선 인근의 지역민들이 해군기지를 중지시키기 위해 치열하지만 비폭력적 투쟁을 해온 것에 감동 받았다. 그들은 불도저와 시멘트 트럭을 막아내기 위해 자신들의 몸을 이용했으며 그들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였지만 얻어 맞고 수감되거나 또는 삼성이나 대림 같은 건설회사의 공사 방해라는 죄목으로 큰 벌금을 물어내야 했다. 이것은 모두 지구상의 돌이킬 수 없는 보물과 그들의 고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94%의 주민들이 기지 건설에 반대했음에도 한국 정부는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미국의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게 하기 위한 협정과 연계되어있다.

나는 환경주의자들, 평화 운동가들 및 민주주의 옹호자들이할 수 있는 최소한 행동은 우리의 분노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본다. 당신은 "제주도 살리기 운동 본부" 웹사이트를 방문함에 의해 행동을 취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관광객으로서, 학자 및 시민으로서, 당신은 당신만이 아는 압력 포인트를 추가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렛대로서 사용될 수 있게 자연보존국제연합은 2012년 9월 6일 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 보존 회의를 연기하는 것등을 포함한다.

비밀 및 위선이 이 군사 기지를 수행하게 하였다. 진실과 행동으로서 더 늦기 전에 이것을 중지시킬 수있다.

단상 - 어쩌다보니 정치Ver


1.
서울대학교에 김정일분향소를 설치한 학생이 고발당했다. 난 김정일의 죽음을 과도하게 애도하거나 분향소가 차려진다해도 조문할 생각따윈 없지만,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이들의 정치적 자유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 다만 마찬가지로 그들을 비판할 나의 정치적 자유 역시 요구하겠지만. 볼테르의 유명한 경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한국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여간해선 잘 지켜지지 않는 가치다. 언론법 수업시간에 교수님은 늘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엔 표현의 자유가 명시돼있음을 강조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2.
'닥치고'라는 말에 염증이난다. 무슨 말만하면 이젠 유행처럼 '닥치고'를 연발한다. 그건 닥치고 정치하라는 이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저들의 논리다. 닥치고 일하라던게 새마을 운동이었고, 닥치고 돈벌라는게 신자유주의, 엠비노믹스의 실체다. 언어를 상실하는 것은 저항을 상실하는 것이고, 주체를 상실하는 것이다. 삶의 주체가 되지 말라는 말. 그게 바로 '닥치고 정치'의 본질이다. 정치의 본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닥치지 않는 일'이다.

3.
정명훈 얘기로 타임라인이 시끄러워진게 한참 전인데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는다.(이게 다 진중권때문ㅋ) 정명훈이 얼마를 받건 마에스트로에 대한 거장 예술인에 대한 예우와 그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선 일말의 의심도 없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물 없인 살아남을 수 없지만, 노래없인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또한 고급예술이니 대중예술이니 하는 것들로 예술을 나누는 일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건 접근성과 공공성의 문제,그건 좁혀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이고 그에 남한사회가 극도로 미진할 뿐이다.

다만, 몇 억씩이나 받는 시향의 상임지휘자와 백만원을 겨우 넘긴 급여를 받는 연주자가 같은 오케스트라에 있을 때 양질의 예술이 만들어지리라곤, 또 예술이 공공성을 가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가지고 정명훈 개인을 까댈거냐, 그럼 정명훈이 자기 연봉에서 연주자들 월급 인상해주랴.라고 물으면 할 말 없지만, 사실 세계적 지휘자인 그에게 가난한 예술인들이 연대의 손길을 요구하는 것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또 얼마나 있을까. 그에게 연대의 손과 더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게 그렇게 몰염치하고 비상식적인 일일까. 심지어 그도 바스띠유에서 해고됐을 때 그렇게 예술적 동지들의 연대를 통해 구원받았었는데.

예술이 공공성을 갖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은 예술이 공공재임을 모두가 인식하는 일이 가장 먼저겠지만, 동시에 창작자들의 삶의 문제도 해결하는 노력이 동반돼야한다. 이걸 가지고 닭이냐 달걀이냐를 놓고 싸우듯이 아웅다웅하기만하면, 나라면 일단 외면하게 될 듯.

4.
강정에서 27명의 활동가가 연행됐다. 문정현, 문규현 신부님도 포함해서. 대추리가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다. 구럼비 바위는 조금씩 조금씩 깨져나가고 있다고한다. 연대가 필요한 곳은 강정이다. 검찰청 앞에서 어느 쇼맨이 구속되는 현장이 아니라. 비행기 삯이 비싸다면, 강정 상단에서 멸치라도 한박스 주문하는 연대.

5.



종편이나 케이블이나
정치성같은건 사실 없다.
중요한건 팔 수 있느냐 없느냐.
체게바라가 길바닥 티셔츠의 인기프린트가 될줄 생전엔 알았을까.
자본이 무서운건 그점이다. 자신을 향한 저항까지도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힘.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유머와 위트가 계속됐으면.

쌍용, 패배, 유턴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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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싸움이 끝났고, 결국 패배했다.
얻은 것은 상처뿐이고 잃은 것은 어쩌면 가진 전부이다.

쌍용차의 투쟁은 일개 사업체의 투쟁을 넘어서 한국사회 전체 노동운동의 향방을 쥔 싸움이었다.
그토록 처절한 싸움에서도 결코 고삐를 늦추지 않은 정부와 자본은 쌍용차를 어떤 '본보기'로 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쌍용차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업계, 나아가 남한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체의 노동자들에게 '유연성'의 칼날이 밀려 들어올 테다. 예외는 없다. 쌍용차가 그랬던 것처럼.

강성노조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차나 기아, 대우차들에게도 조만간 정리해고의 칼날은 짓쳐들어갈테다. 평택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이 정리해고의 폭풍에 정당성을 제공하는 단초가 된다. 어떤 노조깃발을 올리고 얼마나 강력한 투쟁을 만들어 내든 예외는 없다. 쌍용차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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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8년 울산과 2001년 부평에선 정말이지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었다. 그때에도 노조는 총고용보장의 구호를 들고 단결 결사 투쟁을 외쳤지만 노조 지도부는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했다.
사태가 이지경까지 이르렀을때 노조의 총고용보장은 사측에겐 억지로만 인식될뿐이다.
'안 해줘도 되는 일을 내가 왜?'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수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합리적 대안을 애초에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 생각지도 못했을리 없다. 울산과 부평의 전투를 지나며 아무것도 학습하지 못했다는건 배운것도 안배웠다고 우겨대는 열등생의 외침과도 같다.
설사 옥쇄파업에 들어선 노조의 기조와 구호가 총고용보장으로 모아지더라도 그 옆에 자리잡은 사회 제단체의 요구와 구호는 달랐어야 한다. 자기들마저도 옥쇄하겠다는듯이 총고용보장 피켓을 들고서 싸움을 부추기는 소위 진보 단체, 정당이라는 사람들조차 열등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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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의 지도부는 산별노조를 달성하는 것이 노조의 힘이 강력해지고 전체 노동 운동 대오의 연대가 강력해 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에 이르러 금속노조에는 좁쌀 만큼의 연대 대오도 있지 않았다. 고작해야 공동투쟁이라는 공허하고 하나마나한 구호만이 남았을 뿐이다.
사실 민주노총의 소위 귀족노조들이 과연 연대가 무엇인지나 알고 있을까란 생각을 한다. 그들이 자기 회사 비정규직들의 투쟁에조차 언제 손 한 번 내밀어 준적이 있었나.
이제 다시 닥쳐올 또 다른, 하지만 꼭 같은 정리해고의 바람에서 어느 누구도 손내밀어 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을 전개하게 될테다. 그건 그들이 스스로 자초한 일. 그렇게 연대는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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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를 비롯 현대차등의 자동차 산업 노조들은 매 투쟁의 목표를 성과급 확장과 임금 인상에 두고 싸웠다. 당장의 주머니싸움에(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임금투쟁은 노조의 기본적이고 가장 근본적인 투쟁임에 동의한다)골몰한 나머지 고용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거나 정부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중 장기적 투쟁을 등한시 했다. 그 결과 사측의 정리해고를 막아 줄만한 어떤 제도적이고 합리적인 장치의 도움도 얻지 못하고 인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사측이 어려워졌을때에도 고용을 유지하며 함께 방법을 찾아 나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거나 고용을 보장 승계할 기금을 미리 마련하는 것과 같은 현실적인 대안이 있어야 했다. 자동차노조가 내일의 두꺼운 지갑을 위해 포기한건  내 평생 날 지켜줄 통장의 목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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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싸움이 끝났고 결국 패배했다.
누구는 이제 아무런 미련도 없어 떠난다고 했고, 누구는 그래도 살아 싸워야겠다고 했고, 누구는 죽었고, 누구는 울었다.
아무런것도 남지 않았다. 패배의 기억밖엔. 그러니 이제 새기고 가꿔야 할 건 패배의 기억이다. 패배의 기억은 곧 성장과 학습의 동력이다. 패배에 익숙해짐은 나약해지는 일이 아니라 칼을 가는 일이다. 설픈 거짓 승리에 도취되어 무뎌지는 칼을 절망과 패배의 기억으로 벼려 다음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유턴해선 안된다. 다시 또 아무런것도 배우지 못하고 충분히 절망하지 못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선 안된다.

지독한 싸움이 끝났고 결국 패배했다.
이제 남은 것조차 없지만 오늘 얻은 상처가 후일의 칼날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