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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트리플, 송중기





##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난 홍상수 영화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아. 라고 얘기하곤 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각해보면 사실 그런거다. 모두 잘 알지도 못하며 그저 지껄이기를 좋아한다. 그건 무지일수도 있고 허세일수도 있다.

모두 새 삶과 구원을 갈구하지만, 사실 새 삶이나 구원이 뭔지도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 어차피 알 수 있는건 없다. 구경남의 말처럼 자신도 똑바로 알지 못하는데 남을 알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세상의 이치 따위야. 구경남의 이름처럼 우린 그저 구경하며 살아가는거다. 결코 당사자는 아니다.

순이의 말처럼 그저 지금이면 된다. 위악이니 위선이니 하는 것들말고 젊은 남자랑 자고 싶었고 그건 단지 질투였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 될 일이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건 자유라고 침까지 튀겨가며 얘기했으니 그저 자기에게 충실하게 살면 될 일이다.





## 트리플

막장드라마 열풍이 불더니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든 모든 형태의 소재를 막장이란 말로 때려넣고 있다.
친구의 아내와 (호적상의)친오빠를 를 향한 사랑이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막장으로 부른다고 한다.
진짜 막장은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모든 형태의 사랑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이루고 있는 세상 그 자체다. 드라마 속의 쉽지 않은 사랑들은 차라리 순수함이다.

소일거리 삼아 보는 드라마 였지만, 벌떼처럼 비난하는 네티즌들 때문에 더 열심히 보고 있다. 이건 또 무슨 막장 심보인가 싶지만, 뭐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놈인걸.

감정에 솔직함은 미덕이다. 관습 통념 규범등등등 따위에 얽메여 자신을 부정하는 일만큼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운데다 괴로운 일은 없다. 그건 그야말로 불행해지는 지름길. 세상엔 사랑의 형태도 종류도 과정도 귀결도 무궁하다. 굳이 한가지 형태만(그것도 가장 비겁하거나 용기없거나 폭력적이거나) 고집할 필요따위 없다. 사랑하면 사랑하는거다. 대상이 무엇이든.




##  송중기

이윤정 감독은 파릇한 남자배우를 고르는 눈이 뛰어나다. 태릉선수촌에선 이민기가 그랬고 커피프린스 1호점에선 죽어버린 이언이나 김동욱, 김재욱이 그랬다.(좀 다른 느낌에서지만 어쨌든 다들 괜찮은 남자배우임엔 틀림없다.)

이번엔 송중기다. 천방지축같은 진부한 표현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그의 담백한 매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굉장히 잘생긴 얼굴로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다니. 사실 지금은 오직 그만 보이고 있다.
(알고보니 쌍화점에서 조인성의 오른팔로 나왔던 그 아이구나.)





브로콜리 너마저








늘 듣고싶은 노래가 있다는건 행복한 일이다.
무기한 활동정지 떡밥으로 염통을 쫄깃하게 만들다 이내 돌아온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봄볕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는것같다.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켜켜이 쌓자. 울지말고.
그래, 이 차를 다 마시고 우리 봄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