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민언련, 로스트

++

MBC스페셜의 쌍용자동차편을 보고 화내고 슬퍼하다 잠이들었다.
시키는대로 죽으라면 죽을수밖에 없는 것이 노동자라며 자조하는 어떤 젊은 노동자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싸움을 다짐한 눈빛을 쏘아낸다.
산 자와 죽은 자를 갈라놓고 분열시키는 적들의 대범한 치밀함에 그저 혀를 내두르지만, 70m상공에서도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어느 새 적이 되어버린 어제의 동지에게 담배를 권하는 저이들의 투박함이 더욱 위대하다는 걸 알고있다.

요즘 빠져있는 로스트의 시즌2 마지막회 제목은 Live Together, Die Alone. 함께하면 살 것이다.

++

민언련에서 인턴을 하게됐다. 그야말로 몇 푼 안되는 돈이라 아르바이트라고 부르긴 어렵고 그저 놀면 뭐하냐.의 마음가짐 쯤이랄까.
새내기 시절부터 워낙에 들어온 민언련여서일까 초큼 설레고 두근거린다. 출근에만 1시간 반이 걸린다는 어마어마한 사실만 빼면 지금은 일단 다 좋다.
일을 시작하면 새로 생긴 일기장에 포스팅할 거리도 많아지겠지.

++

요 며칠간 로스트에 빠져있다. 워낙에 회자되던 드라마지만 그 방대한 분량에 선뜻 손을 못대다가 며칠전에야 비로소 봤는데, 어익후.
아직 시즌2까지밖에라 미스테리하고 판타지한 이야기들 투성이지만 그 결말의 반전이 시시하지 않을 것임은 본능적으로도 알 수 있다.
지금은 사소한 에피소드들의 짜임새와 등장인물들의 욕구를 훔쳐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역시 난 제국의 음모, 거대한 우주의지, 알 수 없는 존재따위의 판타지를 굉장히 좋아함이다.
++

창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때마침 오래된 김치도 두어포기 있으니 간만에 김치부침개나 부쳐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