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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freeze


─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 줄 그런 사람을 찾는거야.
Antifreeze - 검정치마


쌓아놓은 책들을 뒤적거린다.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튀어나와 내 마음과 꼭 같은 말로 토닥여줄 위로를 찾는거다. 하지만 '내 마음과 꼭 같은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건이 붙은데다 독서량마저 극심히 빈곤하니 그런 주옥같은 문장을 만날 수 있을리가. 애꿏은 책장만 너저분해지고 있다. 이렇게 무엇으로든 나를 위로하고 치유해주고 싶을때가 종종 있지만, 그럴때마다 적절한 무엇인가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지각 직전의 아침, 이어폰을 꽃을 생각도 못해서 퇴근할때까지 내내 재생된 엠피삼을 퇴근길에 꽃았다. 배터리가 달랑달랑하더니 몇 곡 연주하지 못하고 이내 꺼져버린다. Antifreeze.

그래, 그렇게 거창하고 불같은 사랑을 바라고 있진 않다. 대개의 경우 거창하고 불같이 뜨겁고 아름다운 것들은 너무 빨리 사라져버리니까. 다만 조금 더 평범하고 소소하고 나른하지만 그래서 더욱 생명력있고 끈질기고 소중한 그런 사랑을 찾는거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지하철에 앉아 어디 갈데 없이 홀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종종 외롭고 쓸쓸하다.
남들보다 이른 퇴근시간에 일과를 마쳤음에도 머리위에 쨍쨍한 햇볕은 아주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