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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 몇 편


1. 하이킥

이제 고작 2회에 리뷰라니. 성급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러니까 이건 하이킥에 대한 리뷰라기보단 하이킥을 보고 반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응이다. 학자금 대출과 생활고와 취업난으로 대변되는 20대를 연기해낸 백진희에 대한 열광에 대한 반응인것이다.

물론 오늘의 20대는 괴롭다. 그러니까 도무지 앞 말고는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괴로움이다. 서점엔 청춘을 위로한다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수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쉽게 88만원세대라고 부르고 쉽게 괜찮다고 힘내라고 말한다.

도대체 뭐가 괜찮고 또 어떤 힘을 내라고.

반값 등록금이니 청년실업이니 말을 만들어내기만 할 뿐 사실 달라지는건 없다. 오히려 이 요란스런 호들갑이 더 불편하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을 만들어낸 그 사람은 결국 우리가 짱돌을 들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청춘은 원래 그런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사람은 이게 다 가카때문인데 그러니까 원인은 우리가 투표를 안해서라고 말한다. 뭐 다 틀린말도 아니지만, 그게 위로와 격려가 되진 않는다. 그걸 억지로 우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허한 논의의 긑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보이는 앞을 향해서만 달려야한다. 그렇게 그들의 세계로 편입되거나 도태되어야 한다. 앞만 보이게 만들어 놓은 이 터널, 벗어나면 달릴 수 없는 이 철로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고작 2회밖에 안된 하이킥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극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전시했을 뿐 어떤 섣부른 위로나 해결이나 희망도 제시하지 않았다. 기대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다만 사람들의 섣부른 호들갑이 이 정확한 드라마에 어떤 해악도 끼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백진희에게도.

2. 도가니

배트맨에 대한 논쟁을 벌인적이 있었다. 그는 영웅인가 아닌가. 사적 복수의 결과로 히어로가 되는 배트맨은 영웅일 수 없다. 거기다 그는 자신의 자본과 권력을 이용하는 철저한 자본주의형 히어로. 뭐 여러종류의 수퍼 히어로가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대면 사실 '영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별로 없다.

사람들은 영웅을 희구한다. 클리셰와 CG를 적절히 버무리고 감동적인 권선징악의 메시지만 넣으면 완성되는 것이 히어로물인데도 끊임없이 양산되는걸 보면 알 수 있다.

인호는 영웅일까. 사적인 복수와 분노도 아니고, 남다른 정의감을 가진 것도 아닌 이 평범한 남자가 이렇듯 모든걸 걸어 뛰어 들게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조금더 설득해주길 바랐지만 영화는 그다지.

그럼에도 넘치지 않으려는 공유의 연기도, 넘치는 공유의 외모도 충분히 좋았다능.
정유미는 돈버는 영화에는 안어울린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능.

조금 더 담담하게 더 시니컬하고 더 우울한 영화였다면 좋았을걸.

3. 푸른소금

신세경은 예쁘다. 진짜 엄청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