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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을 지지합니다

 
1.
철도노조의 파업이 끝났다. 결국 백기를 들고말았다. 불법을 운운하는 정부의 등쌀에, 수구언론이 전가의 보도처럼 떠들어대는 '국가경제'에 협박당할 사람들의 예정된 광기에.

먹고살 안정된 일거리가 보장됐으면서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천박한 의식으로 노동자들을 바라보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누구나 알듯 파업은 헌법적 권리다. 덜 가난하다거나 덜 괴롭다는 이유로 그 권리를 침해 할 수는 없다. 그런 논리로 따지고 들자면 실업자보다 나은 비정규직도, 노숙자보단 나은 철거민들도 두 손 놓고 아무런 불만 없이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는 가장 취약한 계층의 목소리엔 귀를 귀울였는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철거민 어느 한 곳에 하다못해 동정과 연민의 눈길이라도 보낸적이 있던가. 영하의 날씨에 옥상에서 제 몸이 타는 것도 아랑곳않는 늙은 아버지를 방화범, 살인자로 만들어버린 일이 불과 며칠전이다.

'그러게 선거 때 정신차리지 그랬어' , '다음 선거때 두고보자' 같은 의미없는 말들이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파업'이야말로 민중의 힘을 증명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사실 문제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업'을 필두로 하는 민중 개개인의 직접행동. 민주주의에서 주권을 실현하는 가장 큰 수단은 선거가 아니라 직접적 행동이다.

2.
좀 따지고 들면 정치파업이라는 말 자체가 웃기긴 하지만 그건 차치하더라도 난 철도노조의 파업이 정치파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필연적으로 공기업 노동자들의 삶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철도의 적자는 부실경영과 정부정책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철도공사는 여타 국가에 비해 훨씬 많은 시설 관리비를 내는데다 벽지 운행등의 서비스를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실제로 받지도 못하고 있다. 거기에 정부가 무리하게 공항철도를 인수케 함으로 철도공사의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판국에 공기업 선진안 같은 하찮은 종이 쪼가리로 모든 적자의 원인을 노동자에게서 찾으려 하는건 어불성설이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반정부투쟁보단 차라리 생존권투쟁인 것이다.

3.
기륭, 쌍용, KBS, 철도까지. 정부의 노조 길들이기는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온 나라에 무노조경영방침을 도입할 셈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자본의 독재가 도래한 것이다. 이젠 무기력과 냉소가 가장 위험하다. 대통령만 다시 잘 뽑으면 될거라거나 선거때까지만 참자는 허황부터 버려야 한다. 먼저 할 일은 '인식'하는 일이다. 자신의 계급 정체성을 인식하고 무엇이 내 삶을 위한 일인지 인식하는 일이다. 그리고 포기없이 싸워야 한다.

다시 파업하라. 파업을 지지한다.

구토, 나를 위해 노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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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 간부의 아내가 자살했다. 이로서 쌍용차 사태로 생을 빼앗긴 사람만 벌써 4명째.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결정했고 노동자들은 페인트가 가득한 공장안에서 다시 제 목숨을 내놓으려 하고 있다.
빼앗고 빼앗다 이젠 빼앗을게 목숨밖에 남지 않아 목숨마저 빼앗는가,
빼앗기고 빼앗기다가 이젠 남은게 목숨밖에 없어서 그마저도 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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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6개월이 넘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한 그들은 여전히 떠나지 못했을테다.
사실 더욱 서러운건 테러분자니 폭도니 하는 모함보다 이젠 관심도 가져주지 않는 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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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반가운일이다. 소녀시대를 못보고 선덕여왕을 못보더라도 반가운일이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한다. 언론을 빼앗기면 모두 뺏기는 것이다. 유래없는 민간독재는 더욱 공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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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팍팍하다. 현실은 언제나 시궁창. 쿨하게 외면할 깜냥도 안되는 겁쟁이로선 매일매일이 구토와 같다.
이 역겹고 답답한 삶을 위로받을 수 있을까. 나를 위해 노래 불러주세요.




Alexi Murdoch - Song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