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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선거평가

괜히 동해서 선거평가.

1. 설레발치던 야권연대는 참패. 정권심판은커녕 지들이 심판당했.. 결국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주지도, 인적 쇄신을 해내지도 못한 채 무조건 '우리도 나쁘지만 쟤들이 엄청나빠' 프레임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증명 한 선거. 대선때 뭐라도 하고 싶다면 분노나 원망보다 일단 반성을. 하지만 그거 절대 못할거라는 걸 알기때문에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대로면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맞이 할 수도 있을 듯?ㅋ

2. 통합진보당은 민노당 시절부터 지켜오던 동남권 라인을 상실. 울산에서도 창원에서도 거제에서도. 남은건 관악, 노원 같은 민주당이 던져준 떡밥. 이제 확실한 민주당 2중대로 자리잡았다. 예전엔 노동당 2중대, 지금은 민주당 2중대. 2중대 밖에 할게없는 당인가보다. 이로서 한국엔 노동자 정당이 사라졌다.

3. 진보정당의 개박살. 진보신당은 1%, 녹색당은 0.4% 정확히 92년으로 회귀했다. 백기완선생이 92년 대선에서 1.5%받았다고 했었나.

4. 하지만 괜찮다. 진보신당은 21만명이 넘는 이들에게, 녹색당도 10만에 가까운 이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 철폐와 탈핵과 생태주의와 인간적 삶의 복원에 동의해주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언제 한번이라도 쉬운적 있었나. 김순자 아줌마가 더욱 힘을 불끈내주길, 김종철 선생님이 더 중요한 얘기를 좀만 더 쉽게 써주시길, 언젠간 그 문건에서나 보던 적녹동맹이 이루어지길 기대할 힘이 생겼다.

5. 오타까지 배낀 문대성과, 제수를 성폭행하려던 개새끼까지 당선됐다. 뭐 그렇다는거다. 이 정도로는 멘붕따위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을 6명이나 죽인 김석기가 출마 할 수 있는 사회에서 저정도 쯤이야 뭐.

6. 그래도 이게 사는건가

7. 선거운동한답시고 쌍차 분향소에 조문도 안간 자칭 진보정당이지만, 한일병원 노조와 쌍차, 홍대, 재능, 강정, KEC 그밖의 모든 폭력에 저항하고 있는 곳에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

8. 정진'후'는 어떻게든 당선이 되는구나. 정진'우'를 바랐지만.

9. 난 처음으로 대한민국 0.5%가 됐다. 뭐 나름 뿌듯해.

10. 자세한건 내일 기사에서....물론 선배들이 쓸거다.ㅋ

11. 이 사진은 마음이 짠하네.


단상


1.
잃어버린 '시간'입니다. '세대'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 반딧불의 날갯짓, 개구리 울음, 마른풀 타는 연기, 물 빠진 갯벌…. 뭘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고 일상을 꾸려갑니다, 물신만 추앙할 뿐.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가치는 더 이상 이 땅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 어느 곳이건 99퍼센트가 1퍼센트에 의해 전복되고, 공동의 것은 소유권의 절대성 앞에 무릎 꿇습니다. 사람들에게 내일이란 없습니다. 우리란 없습니다.

명백한 예외주의입니다. 그랬지요. 녹색평론의 길은 늘 외로웠지요. 마치 무언극 같았지요. 애타게 얘기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안타까운 목소리였지요. 그래도 바람찬 광야에서 20년을 버텨왔네요. 함께 할 수 있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존경합니다. - 최재천

++
정복하고 앞서가고 성장하는 스포츠와 같은 삶의 주문만을 강요받아 오직 그것만이 삶의 진실이라 여기는 이들에게 왜 사는지, 무엇이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건 우리사회에서 어쩌면 녹색평론뿐이다.

녹색평론이 창간 20년을 맞았다. 어렵고, 쉽게 읽히지 않고, 낄낄거릴 요소도, 꼼수같은 글도 없지만 그 성실하고 본질적인 질문과도 같은 묵묵한 걸음과 글은 얼마나 소중한가.


2.



날씨가 이렇게 추워지면 시규어로스가 생각난다.
예전에 뉴트롤즈와 첩혈쌍웅과 개같은 내인생으로 '나의 세대'를 정의하는 김연수의 글에,
툴툴거리면서도 내심 부러워 했었다. 나의 세대라니.

하지만 지금은 뉴트롤즈대신 시규어로스가 있으니까.
나중에 나의 세대를 정의할 무엇인가가 필요하면 시규어로스와 소녀시대는 반드시.
이렇게 결론은 시규어로스와 소녀시대는 동급인 것으로.

++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
"아직도 귀를 울리는 잔향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연주한다”

3.
통합진보정당이 출범했다.
사실 진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어색하다. 종북주사파와 노빠, 금뱃지 페티쉬들이 모여 만든
혼합 잡탕 자유주의 정당.이 가장 적절하겠다.

이제 남한의 의회에 진보정당은 없다.
그들은 아마도 진보의 가치보다 대중의 가치에 맞춘 정치를 할테다. 그러나 그 대중들의 입맛이란 결국 신자유주의의 언어안에서 만들어지는 것. 바깥을 상상하고 탈주를 시도하는 것이 좌파고 진보라면 이제 남한의 의회에 진보정당은 없다.

대중들은 자본주의적 체제 안에서 그 대안을 위해 자유주의를 선택했지만 그건 결국 실패할 공산이 크다. 자유주의가 (대표적으로 안철수같은)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방식은 상식과 도덕이다. 그건 자본주의적 언어에 포섭된 저항, 결국 자본주의를 공고히하게 된다. 이제는 자본주의적 삶의 태도가 총체화되는 시기. 이택광교수는 폴라니의 말을 들어 파시즘이라고. 파시즘 같은 무시무시한 말이 와닿지는 않지만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거다. 이렇게 좌파와 진보는 (일견)망했다.

++
하지만 이 전복과 봉합의 과정에 벌어지는 틈새의 희망을 믿고 발견하려는 노력을 다짐했으니,

사람들은 그래도 저항과 상상의 기억을 더듬어 또다른 언어를 찾으려 할것이다. 물론 나도.

단상


#1
민노당과 국참당, 노심조의 진보통합연대가 출범한단다. 순서대로 55:30:15의 지분으로 합의했다나.
종북주의자들과는 한솥밥을 먹을 수 없다며 떨어져나온 이들이 15%의 지분만으로도 괜찮으니 다시 받아달란 꼴이다. 돌아서지 않겠다는 이들에게 분열주의자니 뭐니 온갖 험한말 을 해대더니. 결국 그때부터 그들이 그렸던건 진보나 운동이 아니라 금뱃지였던게 여실해졌다. 전위당이니 정치세력화니 하는 헛소릴랑은 집어치워줬으면 좋겠다. 그건 그냥 금뱃지 페티쉬다. 자, 이제 다음 차례는 뭔가? 노빠와 주사파도 진보세력이니 민주당하고 합칠 차롄가? 반 한나라당, 집권 저지 이런 말들을 운운하며 진보 개혁 통일세력하고도 똥꼬 맞춰야 뭐라도 하나 주워먹을테니.

#2
진보정당은 필요하다. 하지만 진보정당의 집권이 곧 완성은 아니다. 진보정당은 정당이 아니라 진보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정당은 그저 운동의 일환이다. 다방면에 걸쳐 만들어진 수많은 진지중에 하나인 것이다.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많은 가치를 포기하거나 돌이킬 수는 없다. 게다가 진보정당과 의회주의에 많은 것을 부여하는 순간 운동과 정치는 타자화된다. 민중 개개인의 삶과 괴리되는 것이다. 박원순을 뽑아 놨다고 서울시정이 민중의 것이 되는건 아니다. 진보정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한다고 이 사회가 진보하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의회주의에 빠진 정치인과 대중들의 사회에선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과 집권은 어불성설이다. 모르지 않을 이들이 저리 매달려 있는 여의도엔 도대체 젖과 꿀이 얼마나 흘러넘치는걸까.

#3
진보정당은 좀 더 자유롭고 아나키적이어야 한다. 국가, 조직이라는 한계 안에선 상상력이 제한되는 법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소외가 발생한다. 만물과 관계를 맺고 상호부조하며 누구(무엇)도 소외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을 상상하는 정당이 진보정당이다.

#4
"나의 코뿔소는" 하고 그는 말했다. "너무 느리게 생각하고 너무 성급하게 돌진하는거야. 그것이 정말 사실이야" 그러면서 그는 이상  더 알고 싶지 않아서 모든 것을 알고자 했던 것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옛날이나 마찬가지로 살아갔다.
페터빅셀 - 책상은 책상이다, 아무것도 더 알고 싶지 않았던 사람


#5
슈퍼스타K를 열심히 봤다. 울랄라세션의 우승은 이 사회에 아직은 원칙과 정의, 법과 도덕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쉽다. 투개월을 돌려줘 엉엉엉.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탑11부터 그렸던 내 가상 시나리오에 대해 얘기해야지. 사실 내가 생각해도 엄청난 시나리오였고, 탑3까지는 정확하게 일치했기 때문에 난 자신이 있었지만,
난 투개월을 지켜주지 못했어. 예림아. 엉엉엉

#6
마봉춘에서 새로 시작한 '나도 꽃'이 생각보다 괜춘한 듯.
이지아는 '소통부재'로 인사고과에서 물먹었지만, 사실 그 드라마의 누가, 또 이 사회의 누가 소통을 하며 살까. 이지아의 말처럼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데.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는 개똥벌레같은 외로움. 할아버지하고 대화하는 시퀀스는 좀 뻔했지만 사실 그런 뻔한게 계속 쓰이는 이유는 좋기 때문이다. 좋았단 얘기다.
이지아는 예쁘고 연기도 잘해서 좋아하는데, 계속 비호감 연예인처럼 취급당하다(내 주위에서만 그랬나?) 서태지와의 이혼사건(이게 사건이 되는 이 개똥벌레같은 사회가 너무 싫다)이후로 급전직하. 고심해보니 그동안 이지아가 착하고 순수하기만 한 캔디역할만 줄기차게 해와서 그런 듯 싶다. 태왕사신기에 베토벤바이러스에 스타일까지 주구장창. 사실 그녀가 뿜어내는 간지가 그 쪽은 아니잖아. 여튼 이번 역할은 참 괜찮을 듯. 상식적이지만 세상이 비상식적이어서 외롭고 뒤틀려서 아픈 역할. 이거 요즘 그녀 상황이랑도 얼추 맞을것 같은데.

근데 왜 보려는 드라마는 죄다 수목에 몰려있는거냐. 방송 3사 원샷 통합논의 해서 월화 수목 주말로 옮겨 배치해주면 안될까?

#7
 투개월이 떨어진 이유는 선곡의 문제였다(고 생각하련다) 장필순 언니 노래를 불렀으면 참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는데.


일테면 이런노래.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