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에 해당되는 글 1건

오늘은 하루종일 TV만 봤다

#1
김현식이 나왔다. 그가 떠난지 올해로 꼭 스무 해. 살기 위해 노래해야 했고 노래하기 위해 술을 마셔야 했던 그는 술 마시고 노래하다 죽었다. 그 소리, 노래. 죽도록 사랑했던 노래, 그건 죽도록 사랑했던 삶. 살기 위해 죽은 그, 그의 노래.

#2
권투를 하는 소녀 둘이 무한도전에 나왔다. 울음인지 기합인지도 모를 괴성을 뱉아내며 자기를 쏟아내던 그 일들. 도전자는 그걸 집념이라고, 챔피언은 그걸 꿈이라고. 그것이 무엇이든 자기를 모두 던질만큼 소중한 그것. 격투기같은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운동에 눈을 뺏기는건 그런 이유다. 자기를 내던지는게  너무 잘 보이는 가장 솔직한 스포츠. 집념도 꿈도 모든 걸 바치고 있나요. 기합인지 울음일지 모를 것들을 뱉아내면서.

#3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는 역시 야구. 천하무적 야구단에 야신이 뜨셨다. 스크의 야구를 비판하는 말들이 많지만, 1구 1구에 모든 것을 싣는 야신의 야구를 좋아한다. (아, 난 17년차 엘지빠.) 방송을 위한 잠깐의 코칭임에도 선수들의 특성, 습관, 교정지점까지 준비해 오신게 너무 보였다. 그건 정성. 토스베팅 1구에 조차도 모든 걸 싣는 태도.
그야말로 一打一生.

#4
야구얘기 하나 더, 이병규의 티비 인터뷰.
홈런을 빵빵 쳐내는 슬러거 4번타자들보다 절묘하게 안타를 만들어 활력을 만들어주는 3번타자들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엘지빠 입문 이후로 내 베스트는 노찬엽, 서용빈, 박용택. 그리고 그 누구보다 이병규. 팀내 최고의 그린라이트였던 유지현보다도 빠른 발과 200안타에 근접할 타격센스, 타구음만으로 낙구지점을 파악한다는 수비능력까지. 반하지 않을만한 요소가 없는 그. 게으르고 무성의한 선수라는 따기가 붙어있지만 그런 것조차 크게 개의치 않는 마이페이스. 일본에서의 단련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잠실에서 다시 위용을. 달려라, 적토마. 이병규를 응원한다.

#5
티비를 많이 봐서 눈이 아프다.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