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의 패기'에 해당되는 글 1건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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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안계신 첫번째 노동자 대회입니다"

그러네, 41년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노동자 대회를 치뤘구나.
하지만, 김진숙은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왔고,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지만 우리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간다. 이젠 재능에서, 쌍용에서, 도처의 모든 싸움터에서 승리의 소식이 날아들거다. 그렇게 이러쿵저러쿵 한걸음씩 조금씩 앞으로 뒤뚱뒤뚱 걷다가 마침내 '내 마음의 고향,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다가가 전태일과 이소선을 만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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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대회의 핵심은 역시 뒤풀이. 술이 좀 모자랐지만, 피곤한 탓인지 추위 탓인지 적당히 알딸딸. 세상은 안좋고, 기분은 좋고, 술도 좋은데, 사람많은 버스는 싫고. 우리들의 어린시절 이미 지나갔고, 어른이란 이름으로 힘든 직장 갖고, 세월가며 이미 뽀얀 얼굴은 갔고. 으응? (이 농담에 웃고있다면 당신도 DEUX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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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지성의 기능에 대한 얘기를 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지만, 역시 난 태어나면서부터 냉혹한 피와 표독스러운 눈을 가진 남자이므로 지성의 확장이 곧 감수성의 확장과 다르지 않다고 결론 지었다. 이성과 충만한 지성에 근거, 판단하며 바라보는 세상은 결국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 상호부조하는 태도, 만물에 겸손해지고,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욕심부리며 남의 것 빼앗아 제 것만 찾는 아귀축생들은 뭐냐 물으시면, "걔넨 멍청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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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감벤의 세속화 예찬을 읽고 있는데 도무지 진도가 안나간다. 어렵기도 하지만 도통 책을 읽지 않으니 진도가 나갈리가. 시간나면 저질 무협지나 뒤적이는 잉여로운 생활. 내일부턴 좀 열심히 읽어야지. 지금 읽고있는 무협지 10권까지만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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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다 영화제에서 일하는 선배랑 올 해 무슨 영화가 좋앗냐는 얘기를 하는데 도통 영화를 보지 못했네. 안되겠으니 어둠의 경로님이라도 의지해서 몰아쳐야겠다. 어, 그럼 아감벤은 또 언제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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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바로 패기. 이정도 패기라면 갑자원도 문제없다. 보고있나 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