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술'에 해당되는 글 1건

단상


1.
낮잠을 잤는데, 요상한 꿈을 꿨다.
이상비만 동물들이 넘쳐나는 동물원을 구경하는 꿈이었는데, 처음에는 날씨 좋은 날 유유자적한 동물원 산책이었다 나중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 사파리 트래킹이 됐다. 집채만한 개나(심지어 이 개는 아프로 펌을 하고 있었다), 살쪄서 게으른 표범이 바다를 배경으로 늘어져 있는 꼴이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꿈에선 좀 무서웠다능. 이거 도대체 뭐임.

2.
끝판왕 원서를 냈다. 아무런 생각도 부담도 없던거라 글도 잘써지고, 뭔가 했다는 느낌만으로 충분해서 기분이 좋다. 심지어 수정없이 원고 분량에 1자도 틀리지 않는 신기까지 보여줬다. 이건 뭐, 나란 남자.

3.
주량은 줄어드는데 술생각은 전보다 더 많이 난다.
=나이먹어 갈수록 돈은 없다.
아, 껍데기에 소주.

4.
엘지가 이택근을 놓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런식으로는 아니다. 엘지는 계약 안할 선수는 자존심 깔아뭉개서 맨탈을 망쳐놓으려는 전략을 프론트 츠원에서 하고있는 듯. 이상훈, 김재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야구 얘기나온김에 한마디 더. 당장 성적을 내겠다는 김기태 감독의 말에 코웃음 밖에 안나온다. 그렇게 과단성 있게 결정하면 다 될거 같냐? 김재박과 박종훈은 그냥 좆병신이라서 그랬겠나? 도대체 선후를 몰라.
아, 야구 끊었다 다짐하고 다시 봄되면 잠실로 달려갈 나는 엘지의 노예. 나같은 애들이 몽창 떠나줘야 엘지가 정신을 차릴텐데. 엉엉엉.

5.
스토브리그 소식 안보는척 훔쳐보다가 이하늘 김창렬 피소 소식에 깜짝. 이 형들 잠잠하더니 또 누구 깠구나. 싶었는데, 해피투게더 나와서 자기 놀린거에 삐진 전 멤버가 명예훼손 크리 작렬. 뭐 그럴수도 있지만 좀 찌질해 보이긴 한다. 명색이 전직 DOC인데. 패기가 없어.

6.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자진출두했다. 송경동은 김진숙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던 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무사히 내려온 것은 다행스럽고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1400일 넘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재능교육과 5년째 정리해고에 맞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콜트콜텍 노동자 등 수많은 노동자와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야 해요. 지금이 출발점이자 시작점이 돼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의 삶이 시보다 아름답다, 아니 그의 삶이 곧 가장 아름다운 시다.

7.
소녀는 야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