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몰래보는 병맛기사와 슬쩍 포스팅 - 유승준은 잘못하지 않았음



유승준 출연 '대병소장' 안보기 운동

기본적으로 기계적 중립을 지키겠다며 작위적 냉정함을 가장하는 글들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사건을 명징하게 꿰뚫는 냉철함이 기자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고는 생각한다.

링크시킨 기사에서 유승준을 굳이 스티브 유라고 칭하거나, 퇴출당한 미국인이 은근슬쩍 국내로 복귀하려는 속셈을 기정사실화 하는 일들은 냉철함은 커녕 유치하기까지 하다. 정보 전달의 효율을 위해서라면 유승준이라는 호칭이 적당하고, 그의 속내 같은거 관심법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확실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추측성 기사는 조선일보 기사 다음으로 나쁜거라고 학교에서 안배웠나.

사건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게이트 키핑의 과정은 어쩌면 사건 그 자체와 발화자보다 청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대상을 지칭하는 언어와 표현이 이렇게 적나라하다면 말 할 것도 없다. 기사는 대중의 분노를 호출하는 글이 아니다. '전 남한의 군필자여 단결하라'라고 외치고 싶거들랑 남보원이나 가시던지.

비단 이 기사뿐이 아니고 또 연예기사뿐이 아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기사들도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건 마찬가지다. 성명서 같은 글들을 쏟아 놓고 감정을 충동질하면서 진보니 미래니 사회적 책임, 연대니 하는 무책임한 말들만 뱉어 놓는 걸 보면 답답할때도 있다. 눈은 멀리 두어도 다리는 이곳을 딛고 있어야 한다. 다리마저 둥실떠서 부유하는 글들은 선동아니면 광고가 되기 십상이다.


어쩌다 보니 또 삼천포로 빠졌지만,
어쨌든 난 유승준이 큰 잘못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개인에게 이토록 오랫동안 입국금지 조치를 가하는 당국이 더 큰 잘못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중예술인이다. 대중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면, 대중들의 눈밖에 나면 그만인 일이다. 그의 개인생활에까지 국가가 일일이 나서 감놔라 배놔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언론이 나서서 그 치졸한 간섭과 유치한 왕따놀이를 조장하는 일따위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가끔 이런 되도않는 기사를 보면 화가 난다. 정말 좋은 글을 쓰고 건강하고 넓은 눈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 장벽에 부닥쳐 기자의 꿈을 포기하는 걸 종종 보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달겨들어 보지도 못했지만) 그 장벽에 내 눈앞에도 어렴풋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