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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 노래의 꿈




꽃다지 - 노래의 꿈





10년만의 앨범이다.
이젠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도 울려퍼지는 '바위처럼'이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같은 노래를 부른 꽃다지는 어떤 상징이다. 팔뚝질에도, 어느 술자리의 구슬픈 노래에도 꽃다지는 있다. 그 노래의 상징인 꽃다지가 돈이 없어서 10년만에 앨범을 냈다.

크라우드 펀딩이었다. 꽃다지의 노래를 들었고 울었고 싸웠던 사람들이 전화카드 한 장을 쥐어주듯 꽃다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이들에게 꽃다지는 더욱 솔직하고 좋은 노래를 보답하려고 노력했다. 공장에 들어가려던 앨범까지 다시 물리며 만들어낸 노래들이다.

어느 날인가 세상이 조금 달라진 것처럼, 어느 날인가 꽃다지의 노래도 조금 달라졌다. 단결투쟁을 외치며 팔뚝질을 선동하지도, 누가 이길을 가라하지 않았다며 결의를 다짐하지도 않는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삶을 토로하고 내 고단한 삶을 바라본다. 그 소리는 달라졌지만 그 안의 위로와 마음은 다르지 않다. 그들의 노래가 특별하지도 빛나지도 않지만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수천 수백의 가슴에 피어나는 민들레 꽃같은 까닭이다.

그들이 노래의 꿈을 잃거나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내 무엇의 꿈을 잃거나 잊지 않을 수 있게.

비록 미친 세월에 묻혀 사라진다해도
다시 한 번 그대 가슴을 펴고 불러준다면 끝까지 함께 할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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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꿈

나는 누군가의 가슴을 안고 이 땅에 태어나서 아무도 날 찾지 않을 때까지 살다 가지
내겐 작은 꿈이 있어 그대 여린 가슴에 들어가 그대 지치고 외로울 때 위로가 되려해

때론 누군가를 사랑하여 그대 행복할 때 때론 그 사랑이 너무 아파 눈물질 때
때론 지난 세월이 그리워 그대 한숨질 때 그렇게 난 언제라도 그대와 함께 하려네

한땐 나와 나의 동료들은 거친 세상에 맞서 싸우던 사람들의
분노가 되고 희망이 되어 거리에서 온땅으로 그들과 함께 했지

그땐 그대들과 난 아름다웠어 비록 미친 세월에 묻혀 사라진다해도
다시 한 번 그대 가슴을 펴고 불러준다면 끝까지 함께 할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