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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 올해의 음반 나머지, 올해의 영화


지난 포스팅에서 음반 결산을 마치자마자 떠오르던 음반들. 그러니까 30초만 먼저 떠올랐어도 바뀌었을지도 모를 그 음반들의 목록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 서운할 거 같아서. 아, 물론 내가.ㅋ

이소라 - No Name



슬픈 목소리로 읽어주는 그녀의 일기장.
이렇게 아픈 목소리라니.
그러고보니 올해는 유난히 언니들이 많이 돌아왔네.
장필순에 이소라, 오소영까지.
소라누이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알 것 같다고 노래 할 날이 올까?라고 중얼거리다가
이런 슬픈 목소리는 운명이야. 라고 결론 내렸다. 물론 내 맘대로.


브로콜리 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올 초는 오로지 브로콜리 너마저와 함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노래를 잘 만드는 밴드는 향후 몇 년간 없을거라는데 내 오른 손목과 가진 돈 전부를 걸겠다.
계피의 탈퇴가 아쉽지만, 덕원의 송메이킹은 어디간게 아니니까 다음 행보도 기대한다.
(라고 쓰면서 '잔인한 4월'을 들여다 본다. 확실히 계피가 아쉽긴 하다.)


이장혁 - Vol.2




끈적거리고 우울한 지하의 퀴퀴한 창고 같은 곳에서 들음직한 노래들을 좋아한다.
이장혁을 좋아한단 말이다. 섣부르게 위로니 희망이니 얘기하지 않고 담담하게
'우린 루저야, 그래서 뭐. 세상은 원래 그런거임'이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되려 위로일때가 있다.
찌질한 목소리의 음푹숙인 고개같은 목소리로 부르는 백치들 같은 노래는 듣고 또 들었다.
난 왜 이제서야 이런 형을 알았을까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이제라도 찾아냈으니 다행이라며 스스로 엉덩이를 쓰다듬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웃긴 얘기지만 1집의 호모포비아란 곡을 발견하고 갑자기 정이 쫌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 형이 당금 무림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뮤지션인건 부정할 수 없겠다.


문샤이너스 - 모험광 백서



로큰롤은 왠지 아련한 것이란 느낌이다. 70년대에 이미 끝나버린 비틀즈의 시대.
차차는 왠지 죽어있던 로큰롤을 구원해주는 느낌. 가장 신나고 가열찬 노래들.
그래도 Rock'n Roll이라고 대문짝에 박아 놓을만큼 다시 살아보게 해주는 노래들.
로큰롤.


다 쓰고 보니 결국 10개. 이럴거면 처음부터 10개 쓰지 왜 그랬니 응?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가족을 용서 할 수 있을까?
우린 서로 화해 할 수 있을까?
널 이해 해줄 수 있을지 없을진 모르겠지만 넌 무조건 이해해줘. 가 가족을 규정짓는 말이라면
가족은 용서도 화해도 없이 그저 사랑하며 살아가는 곳. 서로를 바꿀 필요 없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그저 신민아도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하악하악


김씨 표류기



현대인의 고질병은 외로움이겠다. 무엇으로부터든 소외받는 고통은 말로 해 뭐해.
정재영은 짜장면으로 희망을 찾지만 그도 사실은 알고 있을거다. 짜장면은 진짜 희망이 아닌걸.
그는 섬밖으로 나서면 여전히 신용불량자에 루저다. 다만, 그가 짜장면에서 찾아낸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쓸 연필 같은 것. 희망은 그런것이겠다. 어디 명확히 하나 떨어진 옥수수 씨앗이 아니라 옥수수 씨앗일지도 모르는 비둘기 똥.

이해준감독은 전작부터 네이밍 센스가 맘에 안든다. 김씨 표류기라니. 스킵할뻔했다.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렇고.


3 X FTM



영화의 주인공을 얼마전에 버스에서 우연히 만났다.(발견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가슴을 빤히 쳐다보고야 말았다.
순간 너무 부끄러워서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난 그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었고,
마찬가지로 우리사회는 여전히 그런곳인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을 떠벌리며 사는 일을 우리는 삶이라고 부른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재밌다고 느끼기 시작한 1人.
그동안 왜 홍상수 감독 영화를 싫어했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플라토닉 펀치 바나나



단편이라 포스터가 없네. 인디포럼 출품작.
사랑은 제각각, 쾌락도 제각각, 아픔도 제각각.
그러니 이러쿵 저러쿵 하지말고 서로 사랑하자. 롸잇나우.


할매꽃



상처를 드러내는 고통과 앙금을 묻어두는 고통.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무엇이 치유인지, 치유란 것이 있기는 한건지.
다만 남은건 옳기만 한것도 그르기만 한 것도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살다보니 알겠더라는 어머니의 말씀.


어떤 개인 날



여성주의나 여성주의 영화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 악다구니 뱉어내며 잘난척하는 고까운 여자들.
실제로 그걸 아예 부정하기만도 어렵다. 일각의 여성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니까.
어떤 개인날은 여성운동 출신의 감독이 만들었음에도 훨씬 담담하고 일상적이다. 거짓 희망이나 의도된 위로같은 건 없다. 다만 상처를 후벼 파는 것같은 날카로운 말들과 그리고 흐르는 눈물만.

반두비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친구가 되자. 라고 가르치면서
실상 미워하고 배척하고 버리고 죽이는 세상.
흰둥이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친구해요.

백진희를 2009년의 (신인)여배우로 임명함미다. 땅땅땅.
신민아를 2009년의 여배우로 임명함미다. 땅땅땅.


그러고 보니 외국영화는 거의 한편도 보지 않았군. 내년엔 편식하지 않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어요.



그래도 Let's Rock'n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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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라는 건 지나고난 다음에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렇게 말의 홍수는 흔적만 남긴다.
홍수가 두려웁다면 애초에 둑을 쌓아버리면 될 일이다.
하지만 홍수로 갈아엎고 씻어내고 상처주지 못하면 새로움과 성장의 비옥도 있을 수 없을테다.
다시 원점. 살아가는 지혜를 얻었다 자위하는건 고작해야 꼬리를 무는 말장난의 향연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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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에 결국 구사대가 투입됐다
서민정책을 운운하던 쥐새끼가 오뎅을 쳐 잡숫는 동안에도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앓고 있다.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블로그에 리본 달 자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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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정체구간인 한남대교부터 남산터널까지의 길에서 110번 버스를 타고 한참이나 서있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앉은 창가에선 학교 정문이 보였고 공교롭게도 그 안의 공사현장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공교롭게도 한창 포크레인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잔인한 장면이다. 지지리 궁상인것 알고 있지만, 스무살이 온전히 보관된 공간을 잃는다는건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술에 취해 널부러지던 학생회실도, 꽃놀이라며 앉아 놀던 봄날의 노천도, 그애에게 좋아한다 고백하던 도서관 광장도 사라지는건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구석구석을 둘러보다 피식 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리 그리운건 내가 지금 심히 외로워서인가. 그리운 것은 그깟 알량한 공간이 아니라 그 날의 설렘들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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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인턴은 생각보다 훨씬 널널할뿐더러 어려울것도 없다. 학교에서 하던걸 그대로 하는 듯하다. 유인물을 복사하고 우편물을 발송하고 선전전을 진행한다. 거창한걸 기대한건 아니었지만, 뭐랄까. 좀 더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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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서약을했다. 이내 썩어 문드러질 몸, 누구에게 다시 생명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간이며 폐에 쌓인 지방이니 니코틴이니 하는 것들을 좀 줄여두는게 좋을 것 같다. 정작 열었더니 다 썩어있으면 죽어서도 부끄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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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푹푹찌고 늘어지는 한낮에 음습하고 우울한 노래를 듣는다. MOT이나 이장혁, 앨리엇스미스같은. 땀이 비오듯이 나고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미는 기분. 이걸 지나면 무슨일이 있어도 아무것도 아닌것 같다. 주사맞기 전에 맞는 볼기짝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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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역시 로큰롤. 마이앤트매리를 들으며 출근하고 문샤이너스를 들으며 일하고 눈뜨고코베인을들으며 퇴근한다.
그리고 핸드폰을 열면 언제나 큼지막한 글씨로. 그래도 Let's Rock'n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