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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of -
berceusou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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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라는 것이 본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그것이 요사하여서 언어로 표현 된 마음은 곧 그 언어 만으로 규정되어 버린다. 곧 언어란 사고를 공유 할 수 있게 하는 만큼 사고를 언어의 범위, 즉 공히 사고를 공유하는 만큼의 의미로 국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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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주체는 언어를 통해 구성된다는 라깡의 말따위야 굳이 몰라도 인간은 언어 바깥에서 존재하지 못한다. 라깡은 언어 주체는 특정 기표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다. 이들 기표는 단추가 달린 쿠션의 손잡이(쁘엔 드 까삐똥)처럼 의미를 덩어리져 얽는다. 즉 어떤 문장의 끝에 도달했음을 알기전까지 그 문장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쁘엔 드 까삐똥이 없다면 문장은 끝없이 의미화 운동을 하겠지만, 있기 때문에 거기서 기표가 기표를 지칭하는 끝없는 과정은 멈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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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아닌 밤중에 봉창두드리는 얘기냐 하면,
표현 되기 전까지의 마음과 언어화 이후의 마음이 같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말 이후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 할지는 문장이 끝날때까지 지켜보자는 얘기. 문장은 언젠가 반드시 끝나니까.

이 쉽고 단촐한 얘기를 왜 요따구로밖에 하지 못하냐면. 부끄러워서 그런다.
찌질하게.ㅎ

그래도 Let's Rock'n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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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라는 건 지나고난 다음에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렇게 말의 홍수는 흔적만 남긴다.
홍수가 두려웁다면 애초에 둑을 쌓아버리면 될 일이다.
하지만 홍수로 갈아엎고 씻어내고 상처주지 못하면 새로움과 성장의 비옥도 있을 수 없을테다.
다시 원점. 살아가는 지혜를 얻었다 자위하는건 고작해야 꼬리를 무는 말장난의 향연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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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에 결국 구사대가 투입됐다
서민정책을 운운하던 쥐새끼가 오뎅을 쳐 잡숫는 동안에도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앓고 있다.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 블로그에 리본 달 자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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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정체구간인 한남대교부터 남산터널까지의 길에서 110번 버스를 타고 한참이나 서있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앉은 창가에선 학교 정문이 보였고 공교롭게도 그 안의 공사현장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공교롭게도 한창 포크레인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잔인한 장면이다. 지지리 궁상인것 알고 있지만, 스무살이 온전히 보관된 공간을 잃는다는건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술에 취해 널부러지던 학생회실도, 꽃놀이라며 앉아 놀던 봄날의 노천도, 그애에게 좋아한다 고백하던 도서관 광장도 사라지는건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구석구석을 둘러보다 피식 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리 그리운건 내가 지금 심히 외로워서인가. 그리운 것은 그깟 알량한 공간이 아니라 그 날의 설렘들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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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인턴은 생각보다 훨씬 널널할뿐더러 어려울것도 없다. 학교에서 하던걸 그대로 하는 듯하다. 유인물을 복사하고 우편물을 발송하고 선전전을 진행한다. 거창한걸 기대한건 아니었지만, 뭐랄까. 좀 더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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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서약을했다. 이내 썩어 문드러질 몸, 누구에게 다시 생명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간이며 폐에 쌓인 지방이니 니코틴이니 하는 것들을 좀 줄여두는게 좋을 것 같다. 정작 열었더니 다 썩어있으면 죽어서도 부끄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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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푹푹찌고 늘어지는 한낮에 음습하고 우울한 노래를 듣는다. MOT이나 이장혁, 앨리엇스미스같은. 땀이 비오듯이 나고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미는 기분. 이걸 지나면 무슨일이 있어도 아무것도 아닌것 같다. 주사맞기 전에 맞는 볼기짝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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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역시 로큰롤. 마이앤트매리를 들으며 출근하고 문샤이너스를 들으며 일하고 눈뜨고코베인을들으며 퇴근한다.
그리고 핸드폰을 열면 언제나 큼지막한 글씨로. 그래도 Let's Rock'n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