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래에 관한 소묘
목마른 계절
순박한룸펜
2010. 12. 29. 22:55
예전에는 완벽한 순간을 여러 번 맛보았다.
그 순간 때문에 우리가 긴 생을 견딜 수 있는 그런 순간들을...
놀이 새빨갛게 타는 내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너무나 광경이 아름다워서였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 같다. 아니면 대학교 1학년 때, 아무 이유도 없었다.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울었고 그것이 아늑하고 따스한 기분이었다.
또 밤을 새고 공부하고 난 다음날 새벽에 닭이 일제히 울 때 느꼈던 생생한 환희와 야생적인 즐거움도 잊을 수 없다. 머리가 증발하는, 혀에 이끼가 돋아나고 손이 얼음같이 되는, 그리고 눈이 빛나는 환희의 순간이었다.
완벽하게 인식에 바쳐진 순간이었다. 이런 완전한 순간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 그것을 다시 소유하고 싶다. 완전한 환희나 절망, 무엇이든지 잡물이 섞이지 않는 순수한 것에 의해서 뒤흔들려보고 싶다. 뼛속까지, 그런 순간에 대해서 갈증을 느끼고 있다.
내가 지닌 여러가지 제안이나 껍질에 응결당함이 없이 내 몸과 내 정신을 예전과 마찬가지로 무한 속에 내던지고 싶다.
- 전혜린, 목마른 계절 中
순수한 열정, 그러니까 절망이나 환희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는 그 순간에 대한 갈증.
인간으로서의 자립과 성장에 대한 열정과 갈망.
오직 나로서 존재케 하는 삶에 대한 절실한 욕구.
어떤 언어로도 가져올 수 없는 진짜 삶에 대한. 눈물 나도록 절실한
순수한 열정, 그러니까 절망이나 환희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는 그 순간에 대한 갈증.
인간으로서의 자립과 성장에 대한 열정과 갈망.
오직 나로서 존재케 하는 삶에 대한 절실한 욕구.
어떤 언어로도 가져올 수 없는 진짜 삶에 대한. 눈물 나도록 절실한